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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60403 IE러니

얼마전에 친구랑 얘기를 하다가
생각에 대한 얘기를 했다
친구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했고
나도 동의했다
생각이 많다는건 축복이자 저주라는 말을 했고
서로 동의했다

아무생각안해 에서 정말 아무생각을 안하고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걸 처음알았을 때 정말 신기했다
내 삶에서 단 한순간이라도 생각이 멈춘적이 있었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사는줄 알았다

잠깐의 공백이라도 생기면 난 어떤 생각이든 하게되어있고 그걸 멈추려면
내가 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래서 자꾸 주위에서 소음처럼 들려오는 말을 엿듣나 생각하지 않으려고

인간은 이성으로 계속 사유해야하는 동물이지만
생각이 많은 것과 없는 것 중 고르라면 무조건 없는게 인생에는 낫다
그래도 괴로워도 생각이 많은 삶이 보다 의미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또 생각하네

아무생각이 안들때 정말 아무생각이 안든다는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제발 그런 상태로 있고싶다
생각은 대부분 지난 일이나 일어나지 않은 일을 불러오고
그런 일들은 감정을 불러와서 스스로 계속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 같다

오늘은 오랜만에 꽤 힘빠지는 날이었다
일어났을때부터 사실 어제밤부터 평소같이 학교에 있을 순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난 감정기복을 겪고싶지 않아서 항상 텐션을 올려놓는 편인데 오늘은 차마 그럴수없었다
일단 웃으면 행복해지고 일단 울면 슬퍼진다는 주의지만
슬플때 웃고 행복할 때 울면 감정에 공백이 생기니 굳이 그런 멍청한 일은 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1교시는 정말 조용히 있다가
체육관에서도 조용히 있었는데
친구들이 웃긴 얘기를 해서 좀 웃었다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
4교시에 순식쌤 수업도 웃겨서 많이 웃었다
5교시엔 미전실에서 자외선필터를 테스트해봤다
그냥 혼자 구석에서 이래저래 카메라를 만졌다
신기하게 그 50분동안 단 한번도 다른 생각을 안했다
그냥 노출값을 조절하고 초점을 잡고
뭐가 더 좋을까 고민하고
그런 것들만 했다
끝나고 다시 반오는길에 정말 신기했다
생각을 비우진 못해도 돌릴 순 있다는걸 오랜만에 느꼈다
앞으로도 생각이 많을땐 사진을 찍어야지
사진을 찍는다는 건 노출값을 조절하는 순간부터 꽤 다른 행위가 되는 것 같다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느리고 섬세한 작업이다
정말 많이 집중해야하는 일이고
정말 재밌는 일이다

미전실 덕분에 꽤 머리가 가벼워졌다
6교시엔 자습을 해서 역시 다시 무한한 생각에 빠졌고
7교시엔 김익현쌤이 웃겨서 다시 웃었다
8교시엔 다시 무한한 생각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야자시간엔 큐보드를 하면서 다시 생각을 돌렸다
마치고 친구들이랑 놀 수 있어서 그러면서 웃고 다시 원래 텐션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좋았다
근데 뭔가 다들 오해할거같은데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뭐 그일은 아니고 조금다른일이라네요 언젠가는 술한잔하면서 그땐그랬다며 가볍게 웃으며 얘기하겠지 하하

전 차마 석가모니는 될 수 없지만 칸트처럼 살고싶네요
악역이 있는 세상은 너무 이상적인 곳입니다
남이 한대 때리면 두 대로 갚지 말고
한 대 맞아서 아팠으니 당신은 때리지 마세요
사람이라면 어른이 되기위해 노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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